과학 다반사

5. 술의 과학
5.3 맥주 part 2

 

  맥주는 중세 시대 유럽인들의 중요한 영양소 섭취 방법이었다는 설이 있습니다(Food and eating in medieval Europe. Carlin and Rosentha, London: Hambledon Press. 1998). 곡물의 탄수화물과 에탄올은 높은 열량을 제공했습니다. 에탄올은 1 g당 7 kcal의 에너지를 가집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1 g당 4 kcal, 지방 1 g이 9 kcal의 에너지를 가지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열량을 지니는 물질입니다. 500 cc 맥주 한 캔은 약 240 kcal로 초코바 한 개나 밥 한 공기에 필적하는 열량을 가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맥주 애호가가 맥주 배(beer belly)라고 하는 내장 지방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사실, 이 말은 어느 정도는 맞지만,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알코올, 즉 에탄올은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달리 과도하게 섭취해도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되어 몸에 축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알코올을 empty calorie(엠프티 칼로리, 헛열량)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알코올 도수 5%의 라거 맥주 한 캔을 마시면 내 몸에 저장될 수 있는 열량은 65 kcal 정도입니다. 대부분이 탄수화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맥주만 마시는 것은 아니죠. 맥주와 곁들인 안주가 같이 있죠. 우리가 먹은 음식은 대부분 우리가 생명 활동을 하게 하기 위한 기초대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 1,300~2,000 kcal의 기초대사량을 가집니다. 일상적인 활동으로는 하루 500 kcal 정도의 활동대사량을 가집니다. 하루에 음식 섭취량이 이 대사량보다 많으면, 지방으로 몸에 축적되게 됩니다. 사실 몸은 어느 정도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하므로, 하루 정도 과식하거나 굶었다고 몸무게가 늘어나거나 줄어든 상태를 계속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먹는 음식의 열량이 100% 다 활용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면 한 캔당 175 kcal의 알코올 열량이 몸에 들어왔고, 이 열량이 우선하여 사용이 됩니다(Mitchell and Herlong, Annu. Rev. Nutr., 1986, 6, 457-474). 음식으로 추가 섭취한 열량은 그만큼 몸에 쉽게 축적되는 것이지요.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을 사 먹으면, 1,000 kcal가량을 섭취한 것이고, 안주로 섭취한 열량은 더 높은 효율로 그만큼 쉽게 몸에 축적되는 것이지요. 복부비만 대부분은 잦은 음주로 섭취하는 열량은 많지만, 활동량이 적고 기초대사량도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Zelman, The Truth About Beer, webMD, August 2014). 
  주당이라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 ‘맥주는 배가 불러서 못 먹을 때까지 마실 수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맥주 3,000 cc를 한 번에 마시면 상금을 준다는 맥줏집에 관한 기사도 최근에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맥주는 이렇게 많이 마실 수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에탄올이 소변량을 늘려서 우리 몸이 탈수되기 때문입니다. 10 g의 에탄올은 100 mL 가량의 소변을 보게 합니다(Hobson and Maughan, Alcohol Alcohol., 2010, 45, 366-73). 술을 마시는 동안 소변을 더 많이 보게 되는 부분 중 일부는 에탄올이 항이뇨 호르몬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입니다(Cuzzo and Lappin, Vasopressin (Antidiuretic Hormone, ADH) 2019, StatPearls [Internet]). 즉 맥주 한 캔을 마시면 250 mL의 소변을 추가로 보게 하고, 맥주를 마실수록 갈증을 느껴 더 마시게 됩니다. 또한, 맥주의 탄산과 당분 및 전해질 성분은 맥주를 쉽게 마실 수 있게 해줍니다. 술을 많이 마신 뒤 다음날 설사 증상으로 화장실을 자주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에탄올이 장의 운동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대장에서 수분이 섭취될 시간을 주지 못해 변이 묽어져서 그렇습니다(Chiba and Phillips, Addict Biol, 2000, 5, 117-125). 음주 시 늘어난 소변량으로 탈수 상태에서 다음 날 과도한 설사로 탈수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고 음주 시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그림 김준곤

2020년 11월 01

  에탄올의 중독성에 대해서는 앞에서 논의했습니다. 맥주를 즐기는데 에탄올의 독성이나 탈수증상만큼 주의할 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는 ‘통풍’입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에 의해 발생합니다(이영호 대한류마티스학회지, 2011, 18, 1-2). 요산은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Purine)이 대사 과정을 통해 생성되며,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이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관절이나 혈관 등에 결정을 형성하여 쌓이게 됩니다. 이때 요산 결정을 몸에 침범한 병원균으로 인식하여 면역반응이 일어나며, 염증에 의해서 통풍이 발병합니다. 맥주는 주류 중에서 가장 많은 퓨린을 포함하고 있으며, 요산 합성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여 혈중요산 농도를 증가시킵니다. 맥주에 의한 탈수증상으로 혈중요산 농도가 더 증가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맥주만 요산 농도를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주류와 상관없이 잦은 음주, 고열량 음식 섭취가 요산 농도를 올려서 통풍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탄산음료와 주스의 과량 섭취도 통풍 발생률을 높인다고 합니다. 맥주에 빠질 수 없는 고기 안주 또한 요산 농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통풍은 만성 대사 질환이기에 발병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으로 혈중요산 수치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맥주 효모를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습니다. 단세포 곰팡이류인 맥주 효모에는 크로뮴과 비타민 B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맥주 효모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맥주를 통해서 이러한 성분을 섭취하기에는 그 양이 미비하기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맥주는 맛있어서 마시지, 건강 하려고 마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적당한 음주는 우리 생활에서 즐거움과 풍부함을 줄 수 있지만, 적당함을 넘어서면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김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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