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다반사

4. 음료의 과학
4.4 유제품 음료 part 2

 

  유지방은 우유와 유제품의 풍미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성분입니다. 유지방은 매우 다양한 지질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98% 이상이 중성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Jesnsen et al. Dairy Sci, 1991, 74, 3228-3243). 그 외에 인지질, 지방산, 스테롤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지방의 가장 큰 특징은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60%)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방의 주성분은 탄화수소 체인입니다. 탄화수소의 탄소와 탄소 간의 결합이 단일결합으로만 이루어진 지방을 포화지방이라고 합니다. 불포화지방은 탄소와 탄소 간의 결합이 이중이나 삼중결합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말합니다. 우유 내의 불포화지방의 대부분은 이중결합을 가지고 시스(이중결합을 중심으로 다른 탄화수소들이 두 팔을 벌린 것처럼 같은 방향으로 향해 있는 구조, cis) 구조를 가집니다. 포화지방이 많은 경우 물을 피해 뭉친 지방들이 더 촘촘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만세를 하는 구조의 불포화지방의 경우 덜 촘촘하게 뭉쳐있겠죠.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된 동물성 지방(예: 유지방, 소고기 마블링 등)의 경우 뭉친 상태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제약이 있습니다. 반면에 불포화지방이 많은 경우(예: 식물성 지방, 생선 기름 등)는 덜 촘촘하게 뭉쳐있다 보니 움직임이 원활합니다. 이런 이유로, 생선 기름을 제외한 대다수의 동물성 지방은 상온에서 고체이고, 식물성 지방은 액체입니다.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된 유지방의 이런 특성을 이용한 대표적인 제품이 버터입니다. 우유에서 유지방을 분리, 응집시켜 만든 버터는 상온에서 고체이지만 32~35°C에서 녹습니다. 포화지방이 많다 보니 유지방 성분은 오랫동안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맞춰 저지방, 무지방 우유가 나왔습니다. 저지방 우유는 유지방 함유량이 1~2%이고 무지방 우유는 유지방이 0~0.5%인 우유를 지칭합니다. 우유의 지방을 줄이는 방법은 화학실험에서 복합물을 분리할 때 사용하는 원심분리법을 사용합니다. 원심분리법은 혼합물을 축을 중심으로 높은 속도로 회전시켜서 원심력으로 물질의 밀도에 따라 분리하는 기법입니다. 우유를 원심분리기에 넣어 돌리면 밀도가 낮은 지방이 제일 상층에 위치하게 되고, 이를 원하는 만큼 제거하여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로 만듭니다. 제거한 유지방은 생크림 등 유지방 제품의 제조에 활용됩니다. 우유의 유지방 성분은 우유의 상층에 크림 층을 형성하게 합니다. 이는 균일하지 않은 지방과 단백질의 응집에 의한 것으로, 시판되는 우유는 높은 압력(~148기압)을 가해 지방 성분을 균질화(Homogenization)하여 콜로이드가 되게 하여 유지방에 의한 상 분리가 일어나는 것을 막습니다(http://www.seoulmilkblog.co.kr/). 

  그러면, 정말 유지방이 3.4% 함유된 우유를 마시는 것이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마시는 것보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까요? 이 부분은 아직도 다양한 의견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일단 “우유”만을 섭취해서 유지방에 의해서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제는 학계에서 받아들여지는 의견입니다(Weinberg,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Vol. 43, No. 5, 2004. Elhauge,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8, 72, 249-254). 오히려 저지방이라는 표시가 소비자에게 음식물을 다량으로 섭취하게 할 수 있으며, 많은 경우 탄수화물의 함유량은 신경 쓰지 않아 비만이나 심혈관질환에 더 나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Weinberg,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Vol. 43, No. 5, 2004). 우리가 매우 흔하게 접하는 초콜릿 맛, 바나나 맛, 딸기 맛, 커피 맛 우유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가공유 300 mL 기준으로 초콜릿 맛에 평균 33.5g, 딸기 맛에 28.7g, 바나나 맛에 26.8g의 당분이 들어있습니다(TV조선, 콜라보다 당 많은 초코우유…”애들 먹여도 되나?”, 김하림 기자, 2019.09.16.). 저지방 가공유라고 해서 건강에 더 좋은 것도 없습니다. 참고로, 가공유에 신 과일 맛이 없는 원인은 신맛을 위해 구연산 등의 산성 물질이 첨가되면, 우유의 단백질 성분이 응고됩니다. 발효유 음료가 젤 같은 이유도 유당이 발효로 유산이 되어서 단백질을 응고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유 제품에는 신 과일 맛 제품이 있는데 가공유에는 없는 것입니다. 모차렐라 치즈를 만들기 전 단계인 코드는 우유에 식초나 레몬주스를 넣어 단백질을 응고시켜 만듭니다.

​글 그림 김준곤

2020년 8월 17

  우유의 단백질과 지방으로 인한 콜로이드 성질은 우유를 다양한 음료에 활용하게 하였습니다. 분자 수준에서 보면, 물이라는 용매에 다양한 유기물질이 섞여서 벌이는 향연을 잘 활용한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푸치노나 카페라테 같은 커피 음료입니다. 카푸치노나 카페라테 위에는 미세한 거품으로 된 우유가 덥혀있습니다. 균질화 과정을 통해 콜로이드를 형성한 우유를 젓거나 스팀을 주입하면, 물속에 주입된 작은 공기 방울과 물 계면에 콜로이드 물질이 자리를 잡아 방울을 안정시킵니다. 단백질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친수성과 소수성 성질을 가지고 있는 양친성 분자(그래도 조금 더 소수성)입니다. 소수성이란 물을 싫어하는 성질로, 물이 없는 방울 속 공기도 소수성 분자들이 좋아하는 장소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우유의 단백질(주로 카세인)이 공기 방울과 물 사이에 위치해서 작은 방울을 안정시켜서 미세한 거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우유를 이용한 휘핑크림이나, 생크림, 아이스크림 제조에 이용합니다. 크림의 부드러움은 유지방과 단백질 콜로이드의 거품에 의해 낮아진 밀도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유를 발효시킨 발효유에 대해서는 우유의 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미 몇 번 언급이 됐습니다. 발효유는 우유를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만듭니다. 발효는 미생물에 의해 산소 없이 당분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 대사 과정으로, 사실 부패하는 것과 같은 작용입니다. 다만, 사람에게 해가 없으면 발효라고 하고, 악취와 독성이 강한 상태가 되면 부패라고 합니다. 발효와 부패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는 미생물의 종류입니다. 발효유는 유산균을 사용해서 만듭니다. 유산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건강보조식품 편에서 논의하겠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우유 내의 당분이 유산으로 산화되어 신맛을 내고, 유산에 의해서 콜로이드 성분이 응고되어 점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발효유가 대중화되기 전, 노란색의 야쿠르트라는 발효음료가 매일 배달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야쿠르트는 종종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거트 혹은 요구르트라고 불리는 발효유와 “야쿠르트”의 차이는 오리지널과 모조품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야쿠르트는 우유를 직접 발효시키는 것이 아니라,탈지분유(우유의 지방을 제거하고 건조시킨 가루, ~ 3%)를 설탕과 고과당 시럽 등이 함유된 물에 넣어 발효를 시킵니다. 우유 내 유당을 중심으로 한 당분 대신 설탕과 과당을 인위적으로 넣어 발효를 시켜, 단맛과 신맛이 공존하고 우유 단백질의 응고 현상이 없습니다. 발효유 제품에 익숙하지 않았던 동양인들에게 인기 있는 발효음료로 193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제조되어 소개됐습니다(https://www.yakult.co.jp/). 새콤달콤한 발효음료의 맛은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곳곳에서도 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과일 향을 첨가한 음료로도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야쿠르트에도 충분히 많은 유산균이 있습니다. 반대로,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유에도 매우 높은 당분이 있습니다. 제품 용량이 300 mL인 제품의 경우 20~38 g의 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요구르트가 건강식품? 콜라 만큼 '설탕 범벅' CBS노컷뉴스 윤지나 2015-06-02). 당분 함유량으로만 본다면 탄산음료나 과일주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김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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