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다반사

4. 음료의 과학
4.3 유제품 음료 part 1

 

  우유를 기반으로 한 유제품 음료를 빼고 음료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음료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음식이 우유를 포함합니다. 우유는 많은 사람이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는 음료입니다. 소에게서 생산된 우유에는 기본적으로 3대 영양소가 무게로 각 3% 이상 함유되어 있습니다(단백질 약 3%, 탄수화물 약 5%, 지방 약 3%). 또한, 다양한 비타민(A, B1, B2, B12, D 등)과 무기질(나트륨, 칼슘, 인 등)도 함유되어 있습니다(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식품성분표). 물론,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성분은 물(약 88%)입니다. 우유 안의 단백질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카세인이라는 단백질입니다. 카세인은 소 우유 단백질의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카세인은 산성 단백질로 우유가 산성(pH ~6.7 – 6.9)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카세인은 유지방과 함께 우유를 콜로이드(colloid) 혼합물로 만드는 주원인이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유기물은 완전한 친수성(hydrophilic)이나 소수성(hydrophobic)의 성질을 갖지 않습니다. 친수성과 소수성 성질이 한 분자 안에 공존하는 물질을 계면활성제(surfactant)라고 합니다. 계면활성제의 대표적인 예가 비누입니다. 비누의 소수성 부분은 물에 녹지 않는 기름때와 작용하고 친수성 부분은 물과 작용하여서 손에 묻은 기름때를 물로 씻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면활성제가 물속에 일정 농도 이상으로 존재하게 되면 마이셀(micelle)이라는 아주 작은(~200 나노미터) 크기의 구 형태의 집합체를 형성합니다. 소수성 부분은 물을 피해서 안쪽에 집결하고 친수성 부분은 바깥쪽에 위치해서 물과 작용을 합니다. 우유가 콜로이드를 형성하는 이유는 높은 농도의 카세인이 우유 속의 칼슘, 인산과 작용하여서 마이셀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Casein Proteins: Structural and Functional Aspects in Milk Proteins - From Structure to Biological Properties and Health Aspects, Bhat et al. 2016). 카세인은 종류(알파(αs1, αs2), 베타(β), 카파(κ))에 따라 아미노산 염기서열이 조금씩 다르지만, 30~50% 정도가 소수성 아미노산입니다. 이 중 베타 카세인은 A1과 A2 두 종류가 가장 흔하게 존재합니다. 보통 우유는 A1과 A2 베타 카세인이 섞여 있습니다. 두 단백질의 염기서열이 다르므로 소화 과정에서 형성되는 펩타이드(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결합한 짧은 화합물)가 다릅니다. A1 베타 카세인의 소화 과정 중 나올 수 있는 펩타이드 중 하나가 “베타-카스 모르핀 7(BCM-7)”이고, 이 중간 생성물은 A2 베타 카세인의 소화 과정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BCM-7 펩타이드는 소화관 내에서 작용하여서 우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Nutrients in Cheese and Their Effect on Health and Disease in Nutrients in Dairy and their Implications on Health and Disease, Rashidinejad et al. 2017). 이 외에도 다양한 만성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응하여 나온 우유가 A2 우유입니다. A2 우유는 A1 베타 카세인이 없이 A2 베타 카세인만 포함된 우유입니다. 하지만 일반 우유의 A1 베타 카세인과 만성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에서 사람에게서 유의미한 양의 BCM-7이 생성되는 것이 확인된 적이 없으며, 의혹이 제기된 질환의 발병과도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Truswell, Eur. J. Clin. Nutr. 2005, 59, 623–631). 우유에 알레르기 반응을 가진 이들도 A2 우유를 마신다고 모두 개선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Thalheimer, Today's Dietitian, 2017, 19, 10 – 26). 하지만, 아직도 A2 우유가 건강에 더 좋다고 프리미엄 우유제품으로 판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A2 milk 마시자고 젖소 품종 바꿔야 하나, 윤성식, 축산신문, 2019. 01. 17). 카세인 단백질을 우유에서 추출하여 식품 첨가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물에 용해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카세인 소듐(카세인 나트륨, sodium caseinate)으로 첨가됩니다. 카세인 소듐은 우유로부터 만든 단백질이고, 특별히 더 몸에 해롭거나 문제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글 그림 김준곤

2020년 8월 10

  우유를 먹으면 배탈이 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나오는 많은 경우가 유당(젖당, lactose) 때문입니다. 우유는 생산공정에서 살균(63°C에서 30분, 72~75 °C에서 15초 등)되어 나오기 때문에(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유통과정이나 보관상에 문제가 없었다면 병균 증식에 의한 배탈 가능성은 작습니다. 유당은 우유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로 갈락토스와 포도당이 연결된 이당류로 우유의 미묘한 단맛을 내게 해준다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락토스는 체내의 락테이스(lactase)라는 유당분해효소에 의해서 단당류로 분해되어 흡수됩니다. 유당은 모유를 비롯한 모든 포유류의 젖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유를 주식으로 섭취하는 영・유아기 시절이 지나면 체내 락테이스 생산 능력이 사라지면서 과거에는 성인의 경우에는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유당불내증이라고 하며, 분해되지 않은 유당이 장내 대장균에 의해 발효되며 배탈을 유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유를 섭취하기 전에 먼저 치즈나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식품으로 만들면, 제조 과정에서 유당이 산화되어 유산(lactic acid)으로 변해 함유량이 거의 없어집니다. 유당 때문에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성인들도 발효한 유제품은 무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즉, 화학반응을 뱃속에서 일으키면 배탈이 나고, 먼저 일으킨 후 섭취하면 괜찮은 것이죠. 북유럽에서는 성인의 90% 이상이 체내에서 락테이스를 생산하여 우유의 직접적 소비에 큰 문제를 가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의 변화와 우유의 지속적인 소비로 성인의 많은 경우가 큰 문제 없이 우유를 즐기지만, 많은 수의 사람이 유당불내증을 겪고 있습니다.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서 유당을 분해한 우유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 김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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