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다반사

4. 음료의 과학
4.1 복잡한 수용액, 탄산음료 part 1

 

  편의점에 들어가면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냉장고 안 가득히 채워진 수많은 종류의 음료수를 접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냉장고를 열어도 생수를 포함해서 주스, 커피, 차, 탄산음료, 이온 음료, 우유 등이 가득 차 있습니다. 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마실 거리가 만들어져서 판매되며,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온종일 6살 된 딸아이와 씨름하는 것도 음료수가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텔레비전에서 광고하는 다양한 음료수를 마시겠다는 아이와 그냥 ‘물’ 마시라는 아이 엄마… 어느 집에서나 있는 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듣던 음료수에 관한 내용 중 하나가 ‘콜라’의 해로움이었습니다. 그런데도 40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물 다음으로 자주 마시는 음료가 콜라입니다. 아내는 항상 제가 콜라를 즐겨 마시는 것에 불만이 많습니다. “그 몸에 안 좋은 것을 왜 맨날 마시냐”며 마실 때마다 타박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검은 수용액, 콜라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죠.
  콜라는 대표적인 탄산음료입니다. 탄산음료는 이산화탄소(CO2)가 녹아있는 탄산수에 식품 첨가제를 혼합한 음료를 지칭합니다. 탄산수는 유럽에서 발전되었는데, 토양에 석회석이 많아 지하수가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의 농도가 높은 하드 워터로 음용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18세기에 고압으로 이산화탄소를 물속에 주입한 탄산수가 개발되자 유럽 전체에 큰 유행이 되었습니다. 물에 녹아있던 칼슘 이온과 마그네슘 이온이 이산화탄소에 의해 탄산칼슘과 탄산마그네슘으로 침전되어 마시기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탄산수는 주로 차가운 물에 이산화탄소를 고압으로 주입하여 만듭니다. 이산화탄소는 물에 매우 낮은 농도로 용해되는데, 물 온도가 낮고 압력이 높으면 용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보통 8°C 보다 낮은 온도의 물에 이산화탄소를 고압으로 주입하여 탄산수를 만들고, 탄산수 내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용기에 밀봉할 때 이산화탄소를 2.5 – 3.5기압으로 충전합니다. 탄산수를 처음 열었을 때 높은 기압의 이산화탄소가 용기 밖으로 밀고 나와서, 용기 내 낮아진 이산화탄소의 압력 때문에 다시 뚜껑을 잘 닫아도 탄산수 속 CO2 농도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탄산음료의 주성분인 탄산수는 특별한 작용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탄산수의 pH는 4-6 정도로 약산성이지만, 소화기 내 위의 pH보다 높습니다. 미국 내 탄산음료와 탄산수로부터 나오는 CO2 배출량은 미국 전체 CO2 배출량의 0.001%라는 보고도 있습니다(Ask Tom: Does carbon dioxide released by soft drinks contribute to global warming?, Chicago Tribune, 2019. 02. 12). 탄산음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이산화탄소 대부분은 에탄올 생산과정의 부산물로 나오는 것을 이용합니다. 에탄올 생산량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공급량이 큰 영향을 받아, 2018년과 2020년에 각각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과 COVID-19 범유행으로 탄산음료 제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How ethanol plant shutdowns deepen pain for U.S. corn farmers, 2019.12.13., Beer may lose its fizz as CO2 supplies go flat during pandemic, 2020.04.18. Reuters). 

​글 그림 김준곤

2020년 7월 27

  콜라의 상큼한 맛은 첨가한 약산성 물질 때문입니다. 콜라에는 탄산 외에 시트르산과 인산이 함유되어 있고, 이들 산성 물질로 인해서 pH가 2.3–2.5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Reddy et al., J. Am. Dental Assoc. 2016, 147, 255-263). 구연산이라고도 불리는 시트르산(citric acid)은 감귤류 과일에 함유된 약산입니다. 특유의 시큼한 맛으로 다양한 음료의 첨가물로 사용되지만, 산소 호흡을 하는 생물의 체내 에너지 대사(시트르산 회로, citric acid cycle)에 의해서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몸에서 생성되는 물질인 만큼 큰 독성은 없으나,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 ascorbic acid)나 초산(아세트산, acetic acid)보다는 강한 산성을 가집니다. 시트르산보다 높은 산성을 가지는 인산(phosphoric acid) 역시 상큼한 맛을 내기 위해서 첨가됩니다. 인산은 ATP, DNA, RNA, 세포막, 뼈, 치아 등의 구성성분이고, 모든 생명체의 필수 요소입니다. 특히 인산은 칼슘 이온과 결합하여 인산칼슘(calcium phosphate)을 형성하는데, 뼈와 치아의 주요 구성성분입니다. 콜라의 인산 성분은 콜라가 해롭다는 설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인산은 칼슘 이온과 반응하기 때문에, 치아의 칼슘 성분을 녹여서 충치가 일어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뼈를 구성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할 칼슘 이온을 고갈시켜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하고, 인산칼슘이 침전되어 신장결석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합니다(www.nof.org/patients/treatment/nutrition/). 다만, 콜라에 포함된 인(P)의 양(~10 mM)이 오렌지 주스(3~5 mM)보다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주목할 점입니다(http://www.dietandfitnesstoday.com/phosphorus-in-orange-juice.php). 시트르산과 인산으로 인한 콜라의 높은 산성도는 콜라를 음료 외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녹을 제거하거나, 화장실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데 활용하는 예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소개됩니다. 콜라가 꽤 산성인 것도 맞지만, 상업적으로 생산되는 많은 음료의 pH가 3.0보다 낮습니다. 충치가 원인이 아닌 치아부식의 경우, pH가 4보다 낮은 음료를 주원인이라고 합니다(Larsen, Erosion of teeth. in Dental Caries: The Disease and Its Clinical Management. 2nd ed). 시중에 판매되는 음료의 90% 이상의 pH가 4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를(Reddy et al. J. Am. Dental Assoc. 2016, 147, 255-263) 참고하여 생각해보면, 비단 치아부식이  콜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콜라를 예를 들어 탄산음료의 톡 쏘고 상큼한 맛을 내는 용질과 그 성질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함유된 양과 성질을 보면 건강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왜 많은 사람이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가 몸에 나쁘다고 했을까요? 다음 장에서 콜라의 다른 주요성분에 대해 더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 김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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