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라이프

5. '전기가 잘 통한다'라는 말의 의미

  우리는 지난 시간에 전류 즉, 음전하의 흐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전기도 상대적인 전위(전기적 포텐셜)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거죠. 실제로 자유전자(음전하)는 그와는 반대로 (-)에서 (+) 방향으로 이동하지만, 전류의 방향을 음전하가 이동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물의 흐름과 전기의 흐름을 개념적으로 유사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이 전류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오늘은 전류의 크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전기가 흐르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전기가 흐를 수 있는 전위차가 존재해야 합니다. 이는 상대적인 전기적 위치에너지(=전위=전기적 포텐셜)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차이를 전압(電壓)이라고 하며, V(voltage의 약자)로 표시합니다. 물론 그 단위로 볼트(V)를 사용하지요. 둘째, (+)전위와 (-)전위 사이에 완벽한 전로(電路, electric path)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즉, (+)전위와 (-)전위 사이에 도체로 끊김없이 연결되어 있어야 하죠. 우리는 이 경우를 ‘닫힌 회로(Closed circuit, 폐회로)’이라 합니다. 만일, (+)전위와 (-)전위 간에 어느 한 부분이라도 연결이 끊기게 되면 음전하가 이동할 길이 끊긴 것이므로 전류가 흐를 수 없겠지요? 우리는 이 경우를 ‘열린 회로(Open circuit, 개방회로)’라고 합니다. 우리가 전등을 켜고 끄기 위해 누르는 벽면에 위치한 전등 스위치가 바로 전원과 전등 사이에 연결된 회로를 열고(Open) 닫는(Close)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그럼 일정한 전위차가 있는 회로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그 관계를 정해주는 요소가 바로 저항(R)입니다. 저항을 의미하는 기호인 R은 영어로 Resistance를 의미하고, 그 단위로는 옴(Ω)을 사용합니다. 저항이라는 이름으로부터 무언가를 막는 역할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바로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질을 우리는 저항(R)이라 합니다. 즉, 두 점 사이의 전위차가 일정한 경우, 저항이 클수록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질이 크므로 전류가 잘 흐리지 못하게 되고, 저항이 작을수록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질이 작아지므로 전류가 잘 흐르게 됩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옴의 법칙(V = IR)’입니다. 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법칙...
  위에서 얘기한 대로(즉, 일정한 전위차에 대해 저항이 클수록, 혹은 저항이 작을수록) 그 관계를 다시 표현하면 I = V/R이 되겠죠? 옴의 법칙으로 알려진 ‘V=IR’과 이 식은 서로 역함수의 관계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함수관계라고 함은 입력과 출력 사이에 존재하는 수학적 연관성을 의미하고, 역함수관계라는 함은 입력과 출력을 서로 바꿨을 경우의 상관관계를 의미합니다. 
 

글 ​조수환

그림 김준곤

2020년 10월 15일

  ‘V = IR’이라는 식이 ‘y = ax’라는 식과 같아 보여야 하는데, 그렇게 보이나요? 옴의 법칙을 조금 바꿔서 ‘V = RI’라 하면 조금 편한가요? y = ax라는 식은 우리가 잘 아는 1차 함수입니다. 우리는 a를 기울기라 부르고, 만일 a=3인 경우(y = 3x), x가 1이면 y는 3가 되고, x가 3이면 y는 9되는 이런 류의 관계를 표현한 식이지요. a=10인 경우(y = 10x)에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x를 바꿔가면서 y를 살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입력 x와 출력 y의 함수관계를 알아내는 과정입니다. 즉, 옴의 법칙(V = RI)은 전류 입력 I와 전압 출력 V의 관계가 1차 함수로 표현된다는 의미입니다. 옴의 법칙에서 전압과 전류의 위치를 바꾼 식인 I = V/R은 I = (1/R)V로 쓸 수 있고, 이 식은 전압 입력 V와 전류 출력 I와의 관계를 표현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위에서 얘기했던 일정한 전압에 대해 저항이 클수록 전류는 작아지고, 저항이 작을수록 전류가 커지는 관계는 ‘I = (1/R)V’의 식으로 표현됩니다. 여기에서 1/R의 저항의 역수로서, 저항이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역수는 전기를 얼마나 잘 흐르게 하느냐를 의미하며, 우리는 이를 전도도(Conductance, G)라 부릅니다. 여기에서 컨덕턴스라 불리는 G의 개념이 단순히 저항 R의 역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만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참고로 G는 어드미턴스(Y, Admittance)의 실수부를 의미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게 정상입니다.

 

  자 그러면 전압과 전류의 크기와 방향 간의 관계를 옴의 법칙을 통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저항 R [Ω, 옴]이 있고,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저항의 위(+)와 아래(-)에 전압 VR [V, 볼트]를 인가하는 경우, 저항 R에는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즉, (+) 전위에서 (-) 전위의 방향으로 VR/R 크기의 전류(IR [A, 암페어])가 흐르게 됩니다.

  저항 R [Ω, 옴]이 있고,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저항의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전류 IR [A, 암페어]를 흘리는 경우, 저항 R에는 위(+)와 아래(-) 사이에 RIR 크기의 전위차(VR [V, 볼트])가 형성되게 됩니다.

  전기공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저항과 관련해서 또 다른 하나의 식이 더 있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R =  ρl[Ω]/A            (1)
 

  여기에서 ρ는 저항을 이루는 물질이 얼마나 전류를 잘 흐르느냐로 결정되는 비저항, l은 도체의 길이, A는 도체의 단면적을 의미합니다. 즉, 물이 흐르는 관로의 길이가 짧을수록, 관로의 단면적이 넓을수록, 그리고 관로를 이루는 재료가 물에 대한 마찰이 적을수록 물을 더 잘 흐르게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위의 식은 저항체의 저항값인 R을 결정하는 식이며, 옴의 법칙은 저항과 관련해서 전압과 전류의 관계를 결정하는 식이므로 두 식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3장에서 얘기한 바 있는 낙뢰의 예를 가지고, 식 (1)과 옴의 법칙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대기 중에 습기가 많을수록 전기가 더 잘 흐르고, 건조할수록 전기가 잘 흐리지 않을 겁니다. 전기가 흐르는 공간을 이루는 물질 즉, 대기 자체가 얼마나 전기를 잘 흐르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것이 바로 비저항(ρ)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구름과 대지 간의 거리(ℓ)가 가까울수록, 구름의 표면적(A)이 넓을수록 대기 중 절연저항이 작아지게 되어 더 쉽게 대기 방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구름과 대지 간의 저항(R)이 위의 식 (1)에 의해 결정되면, 그 다음에는 대지와 구름 간의 전위차에 의해 방전되는 전류가 결정되게 됩니다. 만일 대지와 구름 간의 전위차가 대지와 구름 간의 절연저항을 파괴할 만큼 크지 않으면 낙뢰가 발생하지 않지만 해당 수준 이상의 전위차가 생성되는 순간, 옴의 법칙에 의해 대지와 구름 간의 전위차(V)가 클수록 더 큰 전류(I)가 방전 전류로 흐르게 되어 큰 낙뢰를 경험하게 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전기가 잘 흐른다는 말은 도체의 저항이 작아서 일정한 전압에 대해 더 큰 전류가 흐름을 의미합니다. 또한, 저항이 작아서 전류가 잘 흐르는 물체를 도체, 저항이 매우 커서 전류가 흐르지 못하는 물체를 부도체, 혹은 절연체라 부릅니다.

© 조수환(글), 김준곤(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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