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라이프

3. 여름 장마철의 불청객, 낙뢰


  올 2020년의 여름은 과거의 여느 여름과는 달리 50일이 넘는 지루한 장마기간으로 인해 평소 당연하게 여겨졌던 햇살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 여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장마기간이 길었던 만큼 우리 주위에서 더 많은 낙뢰(번개)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여름 장마철의 불청객, 낙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실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정전기에 대해 얘기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정전기를 느끼고 깜짝 놀라는 이유는 바로 물체와 사람 간의 정전기 방전, 즉, 대전체와 도체 간의 음전하의 이동에 의한 것입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낙뢰 역시 자연에서 일어나는 정전기 방전 현상입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스케일이 다르다는 점, 달라도 너무너무 다르다는 점...ㅠㅠ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정전기 현상들은 수천 ~ 수만 볼트(V)에 해당하는데 반해 낙뢰 시 발생하는 전압은 수억 볼트(V) 이상, 최근 연구에 따르면 10~20억 볼트에 이른다고 하네요.


  우리는 평소에 천둥, 번개, 낙뢰, 벼락 등의 단어를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지요? 그런데 각각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고 사용하는지? 그나마 천둥을 나머지 3개와 구분할 수 있는 건 어렵지 않겠죠? 천둥은 번쩍한 후 들리는 ‘우르르쾅쾅’하는 소리니까요. 실제로 번개에 의해 발생하는 열로 인해 공기가 팽창하면서 발생하는 충격파의 소리가 천둥입니다. 그럼 번개와 낙뢰, 벼락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먼저 대기 중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구름과 공기 간의 대기방전, 구름과 구름 간의 운간방전, 구름 내에서 일어나는 운내방전, 그리고 구름과 대지 간의 대지방전이 그것이죠. 이러한 자연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뇌방전(Lightning Discharge)’이라고 하죠. 이러한 뇌방전은 빛과 소리를 동반하는데 그 빛이 바로 ‘번개’이고, 소리가 ‘천둥’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뇌방전의 종류 중 대지방전을 우리는 쉽게 ‘낙뢰’ 혹은 ‘벼락’이라고 합니다.


그럼 낙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현상을 살펴봐야 합니다. 첫 번째, 대지의 양전하와 결합할 만한 충분한 량의 음전하를 지닌 구름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두 번째, 구름과 대지 사이에 음전하가 이동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두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낙뢰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뜨거운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움직이는 대기현상은 이해하고 있겠죠? 그리고 무거운 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려는 성질을 지니는 것도 당연하구요.

  먼저 뇌운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구름 내에서 음전하와 양전하 간의 분리, 즉, 일종의 전리 현상이 발생해야 합니다. 평소 푸른 하늘에 하얗게 드리운 구름 내부에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정한 상승기류(뜨거운 하부공기가 차가운 상부공기로 유입)가 만들어지는 경우, 구름 하부의 수증기가 상부로 올라가면서 얼음알갱이로 응고됩니다. 이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큰 얼음알갱이는 음(-)전하가 되어 아래로 떨어지고, 깨진 작은 얼음알갱이와 물은 양(+)전하가 되어 구름의 상부로 이동하면서 구름 내부에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리된 구름, 즉, 번개구름(혹은 뇌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런 원리로 인해 주로 적란운(위아래로 형성된 구름)에서 뇌운이 만들어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만들어진 뇌운은 기본적으로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수분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바로 지표면에서 수분을 공급받습니다. 그래서 춥고 맑고 건조한 날씨보다 덥고 흐리고 습한 날씨에 뇌운이 쉽게 만들어지는 거죠.

글 ​조수환

그림 김준곤

2020년 09월 13일

  자 그럼 뇌운이 만들어지면 바로 낙뢰로 이어질까요? 뇌운은 구름의 하부 즉, 대지와 가까운 부분에 음전하가 아주 많이 쌓인 상태이고, 낙뢰는 뇌운과 대지 사이의 방전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대기 중의 절연 저항이 깨지면서 뇌운에 축적된 음전하가 대지의 양전하와 결합하는 현상이죠. 원래 공기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훌륭한 절연체입니다. 만일 전선이 끊어진 상태로 1mm 정도 이격이 되어 있는 경우, 대략 3,000V의 전압이 인가되어야 공기 중 절연저항이 파괴되어 방전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적어도 수십, 수백 미터가 떨어져 있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 방전이 일어나려면 엄청난 전위차(두 지점 간의 전압의 차이)가 구름과 대지 사이에 형성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기 중에 수분을 함유하는 경우, 그보다 작은 전위차에서도 방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서두에 낙뢰가 발생하는 전압이 대략 10~20억 볼트에 이른다고 언급한 부분 기억나시죠? 수분은 전기를 잘 통하기 때문에 공기 중에 수분을 많이 함유할수록 공기 중의 절연저항이 작아지게 되고, 어느 순간 구름과 대지 사이에 엄청난 량의 음전하가 방출되어 대지로 흐르게 됩니다. 이 현상이 바로 ‘낙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저항(Resistance, 단위: Ω)이라 함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질’로서, 전류를 잘 흐르게 하는 물질일수록, 그 저항 물질의 길이가 짧을수록 그리고 그 표면적이 넓을수록 저항이 작아져서 전류를 잘 흐르게 만듭니다. 즉, 공기 중에 수분을 많이 함유할수록(비가 내리는 경우), 구름이 대지에 가까이 있을수록 그리고 그 구름의 면적이 넓을수록(먹구름이 넓고 낮게 형성된 경우) 구름과 대지 간의 저항이 작아져서 낙뢰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와 반대로 구름 한 점 없이 건조하고 맑은 날 벼락이 떨어질 확률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말의 의미를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겠죠.


  먹구름이 낮게 낀 비오는 날, 넓은 들판에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건 결국 낙뢰에게 “내가 여기 있으니 나에게 오시오!”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런 날에는 비를 피하기 위해서 나무 밑으로 피신하는 것 역시 위험한 행동입니다. 비에 맞은 나무 역시 낙뢰를 맞을 확률이 높아지는데, 빗물이 지표면으로 흐르기 때문에 낙뢰에 맞은 나무 옆에 있으면 지표면으로 퍼지는 음전하로 인해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 가장 좋은 선택은 자동차 안에 피신하는 것이고, 주위에 피할 곳이 마땅히 없는 경우에는 몸을 낮추고 두 발은 모은 상태로 쪼그려 앉는 것이 차선책입니다.


  그럼 낙뢰가 떨어진 위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는 빛과 소리의 속도 차를 이용해서 알 수 있는데, 빛(번개)의 속도는 초속 300,000km이며, 소리(천둥)의 속도는 상온에서 약 초속 340m이며 매질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더 빨라집니다. 즉, 비가 오는 밤에는 맑은 낮에 비해 소리가 더 빨리 전달되며, 비오는 밤 주위의 소리가 더 잘 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번개가 번쩍이고 약 3초 후에 천둥소리를 들었다면 내가 있는 위치로부터 약 1km 떨어진 지점에서 번개가 쳤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위험한 낙뢰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장비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장비는 바로 우리 주위의 높은 곳이라면 어디든지 쉽게 볼 수 있는 ‘피뢰침’입니다.건물의 옥상, 굴뚝 등에 뾰족하게 솟아있는 피뢰침은 우리보다 먼저 낙뢰를 맞아주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장치인거죠.

 

  또한, 교외에 나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철탑에도 피뢰침의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한적한 들판에 우뚝 솟아있는 철탑(가공송전선로)도 낙뢰의 뇌격(Stroke)을 당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죠. 만일 이런 철탑에 낙뢰가 떨어지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송전선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필수적입니다.아래의 그림은 우리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초고압 송전선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수직 2회선 송전방식을 표준 송전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①,②번과 같이 위아래 수직으로 3개의 선로(1회선)가 좌우로 총 2회선이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점선 ③번으로 표시된 부분은 ‘가공지선’이라는 선로로서 낙뢰의 뇌격으로부터 송전선로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조수환(글), 김준곤(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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