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라이프

6. 전선위의 참새는 왜?

  지난 시간에는 저항에서의 전류와 전압 간의 관계 즉, 옴의 법칙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저항의 양 단에 전압이 걸리면(전위차가 발생하면) (+)에서 (-)의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게 되고 그 때 흐르는 전류의 크기(I)는 V/R로 결정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항에 전류를 흘리면 전류가 들어가는 쪽을 (+)로, 나가는 쪽을 (-)로 저항의 양 단에 전위차가 생기며 그 전위차(전압)의 크기(V)는 I*R로 결정된다는 내용이었지요.

 

  오늘은 옴의 법칙으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법칙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통해 전선 위의 참새가 안전한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기이론에서 다루는 회로소자(circuit elements)들의 연결 방식은 크게 직렬(series)과 병렬(parallel)로 구분됩니다. (물론 직렬도 아니고 병렬도 아닌 연결 방식이 존재합니다만...) 저항 2개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그림에서 저항의 양 끝을 동그라미로 표현했는데, 우리는 그 부분을 단자(terminal)라고 부릅니다. 결국, 저항의 연결방식은 저항 양 끝 단자들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의 문제와 같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저항 2개를 연결하는 방식은 직렬연결과 병렬연결 두 가지뿐이지요. 직렬연결은 마치 두 사람이 한 손만 잡은 경우로, 병렬연결은 두 사람이 두 손을 서로 마주 잡는 경우로 생각하면 됩니다.

글 그림 ​조수환

2020년 10월 30일

  그림에서 직렬연결과 병렬연결의 구조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직렬연결의 경우 전류가 흐르는 길이 하나뿐이므로 R1에 흐르는 전류가 그대로 R2에도 흐르게 됩니다. 우리는 이 경우 두 저항이 전류를 공유한다라고 합니다. 병렬연결의 경우, 두 저항 R1과 R2가 같은 두 단자에 연결되므로 해당 두 단자 사이의 전위차(전압)가 두 저항에 같이 인가되며, 우리는 이 경우 두 저항이 전압을 공유한다라고 합니다. 즉, 직렬연결된 저항에 흐르는 전류는 같고, 병렬연결된 저항의 전압은 같습니다.

 

  자, 이제 여기에 옴의 법칙(V=IR 혹은 I=V/R)을 적용해 보겠습니다. 2개의 저항의 크기를 각각 R1과 R2라 하고, 두 저항이 직렬로 연결된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자 그러면 전압과 전류의 크기와 방향 간의 관계를 옴의 법칙을 통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저항 R [Ω, 옴]이 있고,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저항의 위(+)와 아래(-)에 전압 VR [V, 볼트]를 인가하는 경우, 저항 R에는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즉, (+) 전위에서 (-) 전위의 방향으로 VR/R 크기의 전류(IR [A, 암페어])가 흐르게 됩니다.

  전류 I가 단자 ⓐ로 흘러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저항 R1에는 단자 ⓐ에 (+), 단자 ⓑ에 (-)의 부호를 갖고 크기(V1)가 R1*I인 전위차가 생성됩니다. 이 전류는 저항 R2에도 흐르기 때문에, 저항 R2에는 단자 ⓒ에 (+), 단자 ⓓ에 (-)의 부호를 갖고 크기(V2)가 R2*I인 전위차가 생성됩니다. 따라서 직렬 연결된 두 저항의 양 끝 단자 ⓐ와 ⓓ 사이의 전위차는 두 전위차의 합이고,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식은 키르히호프의 전압법칙(Kirchhoff’s Voltage Law, KVL)을 의미하며, 여기에서 R1 +R2는 합성저항으로, 두 개의 저항이 직렬로 연결된 경우 합성저항의 크기는 개별 저항의 합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두 저항이 병렬로 연결된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병렬로 연결된 두 저항은 전압을 공유하므로, 각 저항의 양 단의 전위차를 V라 하면, 저항 R1에는 (+)에서 (-) 방향으로 크기는 V/R1인 전류(I1)가 흐르고, 저항 R2에는 (+)에서 (-) 방향으로 크기는 V/R2인 전류(I2)가 흐르게 됩니다. 이 때, 접속부 2 곳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접속부 단자(ⓐ=ⓒ)에서는 두 전류를 합한 전류(Iin)가 저항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접속부 단자(ⓑ=ⓓ)에서는 두 전류를 합한 전류(Iout)가 저항으로부터 흘러나오게 됩니다.

  수식이 몇 개 나와서 갑자기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면, 그냥 V=IR만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자, 이제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법한 문제...‘전선 위에 앉아 있는 참새는 왜 감전이 되지 않지?’에 대한 해답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바로 참새가 앉아 있는 전선이 전류가 흐르지 않는 가공지선인 경우입니다. <3화 여름 장마철의 불청객, 낙뢰> 편의 마지막 부분에 낙뢰로부터 송전선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가공지선에 대해 얘기한 바 있습니다. 가공지선의 경우 전류가 흐르지 않는 보호 선로이므로 그 위에 앉아 있는 새는 당연히 안전하겠지요?

 

  두 번째로는 참새가 피복선 위에 앉아 있는 경우입니다. 전선은 크게 피복선과 나선으로 구분되는데, 피복선은 전류가 흐르는 전선(도체) 외부를 절연물질로 피복함으로써 외부 접촉에 의한 감전을 방지하는 안전한 전선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선들은 대부분 PVC나 PE, 실리콘고무 등으로 피복된 피복선으로 사람의 접촉 가능성이 높은 곳, 주로 22.9kV 전압대 이하의 배전, 옥내외 배선, 전기기구, 전기제품 등에 사용됩니다. 22.9kV 전압대라는 표현이 매우 낯설지요? 쉽게 얘기하면 전신주(전봇대) 위에 올려져 있는 회색 기구물(주상변압기)을 생각하면 됩니다. 그 변압기는 22.9kV 배전전압을 우리가 사용하는 220V 전압으로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배전단으로 내려올수록(전압대가 낮아질수록) 아무래도 사람들이 접촉할 확률이 높을테니 안전한 피복선을 사용해야 겠지요. 따라서 피복선에 앉아 있는 새들은 그 자체로 안전합니다.

 

  그렇다면 피복선이 아닌 나선 위에 앉은 참새는 어떨까요? 나선은 주로 전압대가 높은 송전선로에 사용됩니다. 우리가 넓은 들판에서 자주 보게 되는 철탑들이 바로 송전용 철탑이지요. 154kV 이상의 매우 높은 전압대로 발전소로부터 우리가 전기를 사용하는 도심지까지 전기를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연결된 송전선은 워낙 높은 철탑 위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접근이 힘들고, 그 길이도 매우 길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피복선이 아닌 나선(피복이 되지 않은 순수한 도체)을 이용합니다. 그러면 철탑과 철탑 사이의 초고압 송전선 위에 앉아 있는 새들은 위험할 거라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바로 위에서 살펴본 저항의 병렬연결에서의 키르히호프의 전류법칙(더 정확히는 병렬회로에서의 전류분배 현상)에 따른 것입니다. 전선 위에 앉아 있는 참새는 아래와 같이 전선의 저항과 참새의 저항이 병렬로 연결된 형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새의 저항(Rbird)을 100Ω이라 가정하고(인체의 저항이 수천Ω임을 감안하면), 선로 저항이 0.1Ω/km(=10-6Ω/cm)인 초고압 송전선에 500A의 전류가 흐르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참새 다리 사이의 간격을 1cm라 하면, 참새 다리 사이의 송전선의 저항(Rline)은 1μΩ(마이크로 옴)이고 여기에 100Ω의 참새가 병렬로 연결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새(Rbird)와 참새 다리 사이의 송전선(Rline)의 합성저항(RTotal)은 0.9999μΩ으로 계산되므로 500A가 흐를 경우, 참새 다리 사이의 전위차는 0.4999mV 입니다. 따라서 참새 몸통으로는 0.00499mA의 아주 미세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송전선의 선로 저항은 0.1Ω/km보다 작으므로 실제로 참새에 흐르는 전류는 더 작을 것입니다. 참고로, 사람의 경우 1mA의 전류가 흐를 때, 전류의 흐름을 느끼게 되고, 10mA의 전류가 흐르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100mA 이상의 전류가 흐르는 경우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참새가 앉아 있는 선로가 가공지선이나 피복선인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감전으로부터 안전하고, 나선 위에 앉아 있다 하더라도 참새가 느끼는 전류는 충분히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전선 위에 앉아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거죠.

© 조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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